오늘의 사건 · 5호
1913년 11월, 금요일 아침 · 제국의 수도, 피아노 공방이 있는 골목
골목 안 피아노 공방에서 주인이 죽었다. 제 작업장 바닥에서, 그랜드 피아노에 가슴이 깔린 채였다. 밤중에 불려 온 순경은 사고로 보았고, 날이 밝아 온 경찰 의사는 그렇게 보지 않았다. 그래서 구역 경찰서가 나를 보냈다. 평생 피아노 뚜껑 한 번 열어 본 적 없는 사람을.
금요일 아침 일곱 시가 되기 전에 순경의 전갈이 구역 경찰서로 들어왔다. 골목 안 피아노 공방에서 주인이 죽었는데, 피아노에 깔린 것 같다는 말이었다. 나는 마시던 커피를 남겨 두고 외투를 걸쳤다.
11월이었다. 비는 오지 않았는데 안개가 내려앉아 포석이 젖어 있었고, 가스등은 아직 꺼지지 않은 채였다. 길에 다니는 것은 빵집 수레와 석탄 마차뿐이었다. 말발굽 소리가 안개 속에서 가까워졌다가 멀어졌다.
좁은 골목에 5층짜리 셋집 건물이 서 있었다. 1층 길가 쪽은 넓은 유리창이었고, 그 안에 천 덮개를 씌운 피아노 몇 대가 벽을 따라 서 있었다. 유리에는 금박 글씨가 붙어 있었다. F. 리거, 피아노 제작. 진열실 안은 어두웠다.
불빛은 그 옆에 하나 있었다. 마차가 드나들 만큼 큰 대문이 열려 있었고, 그 안쪽 통로에 난 작은 창 하나가 노랗게 밝았다. 대문 앞에 서 있던 순경이 나를 보고 모자에 손을 댔다. 대문은 여느 날처럼 여섯 시에 열렸다고 했다.
나는 구두 바닥의 물기를 털고 대문 안으로 들어섰다.